나의 영화/2000년 이후

오! 수정 (2000)

바람속 2015. 11. 28. 16:09

 내가 감상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케이블 TV 프로그램 구성 작가인 수정,  PD이자 영화 감독인 영수, 부유한 영수의 후배 재훈 등 이 세사람사이의 남녀간의 감정을 홍상수 감독 특유의 기법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전반부는 재훈의 기억에 의한 세사람의 관계, 후반부는 재훈의 기억에 의한 세사람의 관계를 각각 보여준다.

 수정에게 사귀자고 고백하는 재훈에게 수정은 여자다운 교활함(?)과 숫처녀라는 무기를 가지고 그를 요리한다.

 재훈은 처음에 그녀에 대한 호감이 숫처녀임을 확인하고선 확신으로 변한다.

 영수는 자신의 영화제작에 대한 투자를 위해 재훈에게 접근하고, 수정에게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접근한다. 그리고 남자들의 비열함과 자기 만족, 자아 도취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재훈은 남성으로서 여성을 얻기위해, 그리고 여성에게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데 그 과정이 유치하기 그지없다.

 결국 이 셋의 승자는 수정이 된다.

 그리고 그렇게 조정되어 가는 것이 영화의 마지막 '제짝을 만나 만사형통'처럼 다 잘 되어간다.

 단 이런 서로간의 속임수는 영원히 발각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홍상수 감독의 재능이 마음껏 그리고 대중에게 편하게 재미있게 다가온 작품인 듯 하다.

 이은주의 너무 이른 상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감독 : 홍상수

출연 : 이은주, 정보석, 문성근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