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기화 (2015)
바람속
2015. 12. 9. 02:17
사기전과 5범에 암에 걸린 시한부 아버지가 4년여의 수감끝에 출소하는 아들과의 여행이라는 소재는 그다지 특기할 것이 없는 이야기다.
결국 결말이 예정되어 있는 스토리를 어떻게 잘 감추어서 보여주느냐 하는 것이 감독의 힘이되는 작품이다. 그런면에서 이 작품이 상당한 정도의 성취를 보여준 것 만큼은 확실하다.
희용은 고향의 선배인 승철을 스포츠 도박으로 꾀어서 출소하는 아들 기화를 맞이하러 가도록 한다.
영화의 진행을 통해서 드러나는 희용의 과거는 거의 인간 막장수준이지만 이상하게도 그의 과거는 애처롭기만한다. 완벽한 프로사기꾼도 되지못하고, 그역시 피해자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가 보여주는 찌질함은 거의 역대급이다.
그런 희용에게 당하면서도 벗어나지못하는 승철의 모습은 짜쯩이 나다가도 또 묘한 기대를 걸게만든다.
아버지와 사회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은 기화, 우연히 만난 다방 아가씨 연소와의 동행, 말이 없지만 모든 것을 다 아는듯한 백발의 노인, 과거의 안좋은 기억을 덮고서 두마리의 닭과 계란까지 안겨주는 고향의 친구 등 영화는 여러 인물들과의 관계를 보여준다.
기화에게 친어머니를 만나게하고 희용은 죽는다.
기화가 죽어가는 희용에게 주고자했던 마지막 물건이 부탄가스일 줄은 몰랐다.
'삼포가는 길'처럼 남기를 바라게되는 작품이다.
감독 : 문정윤
출연 : 홍희용, 백승철, 김현준 , 손민지, 정재진, 성여진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