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동주 (2015)
바람속
2016. 4. 23. 16:40
아우의 인상화
붉은 이마에 싸늘한 달이 서리어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발걸음을 멈추어살그머니 앳된 손을 잡으며'늬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사람이 되지'아우의 설은 진정코 설은 대답이다. 슬며시 잡았던 손을 놓고아우의 얼굴을 다시 들여다본다. 싸늘한 달이 붉은 이마에 젖어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윤동주 시 아우의 인상화다. 아우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다. 윤동주의 얼굴은 슬픈 그림이었다. 1917년 12월 30일 북간도에서 출생한 윤동주는 1945년 2월 16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의문의 약물 주입으로 사망한다. 영화는 그와 인생을 함께 했던 사촌 송몽규와의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일제 치하 이 땅의 젊은이로써 시인으로써 살고자 했던 동주는 그의 사후 시인이 되었다. 인생과 시대의 아픔에 누구보다 힘든 고뇌를 느껴야했던 동주는 직접 행동에 나서는 몽규를 보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질책할 수 밖에 없었다. 감독은 두 젊은이의 삶을 흑백으로 담담히 그려나간다. 감독이 펼치는 화면과 윤동주의 시가 그대로 녹아들어간다. 감독이 그의 시를 얼마나 깊이 연구하고 이해했는지를 온몸으로 체현한 시간이었다.
감독 : 이준익
출연 : 강하늘, 박정민, 김인우, 최홍일, 김정석, 최희서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