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철원기행 (2014)
바람속
2016. 5. 23. 22:47
철원공업고등학교에서 평교사로 퇴임하는 김성근 선생의 초라한 퇴임식에 가족이 모인다. 떨어져사는 아내와 제약회사 영업사원인 큰아들 내외, 임용고시를 준비중인 막내아들은 늦게 합류한다.
중국집에 자리잡은 가족들, 말수가 없는 아버지의 이혼선언이 떨어진다.
폭설로 발이 묶인 가족들은 어쩔 수 없이 아버지의 관사에서 2박3일을 보내게 된다.
서로의 속마음이 조금씩 밝혀지지만 그걸로 이들 가족의 모든 관계가 다 보여지지도 설명되어지지도 않는다.
그저 서로를 이해하지못하는 듯 하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그 동안 살아온 그들의 습관으로 그들은 부부, 부자, 모자, 형제, 고부간의 관계를 지내왔고 지내고있으며 지내간다.
스크린속 이 가족의 모습은 슬픈 듯 하면서도 슬프지않다.
나는 우리 가족처럼, 이들 가족의 모습에서 그냥 또 하나의 아주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보게되고 공감하게 된다.
그렇게 삶은 흘러가고 우리는 가족을 유지해 가는 것이다.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인 이 작품은 웬만한 대가의 작품못지않는 연출력을 보여준다.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없이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도 지루하거나 권태스럽지않다.
아버지가 끓인 해장라면을 맛있게 먹는 아들들과 며느리, 싫다던 어머니도 못이기는 척 끝나가는 식사에 함께 한다. 이런 것이 우리네 삶이고 가족인 듯 하다.
결코 이 부부는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
감독 : 김대환
출연 : 문창길, 이영란, 김민혁, 이상희, 허재원, 강승민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