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1999)
이란의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금년 7월 4일 향년 7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 작품의 제목은 20세기 이란의 가장 영향력있는 여류 시인 포루흐 파로호자드의 동명시에서 따온 것이다. 그녀는 32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1967년 사망했다.
영화속에서 주인공 베흐저드의 암송을 통하여 이 시를 읽을 수 있다.
베흐저드와 그 일행은 붉은 언덕과 큰 나무가 있는 오지 마을 시어 다레(검은 계곡)를 찾아온다. 그들은 그곳에서 100세가 넘는 한 할머니의 죽음과 그 의식을 촬영하러 톄헤란에서 왔다.
곧 돌아가실것 같던 할머니는 오히러 회복되어가고, 도시의 분주함과 시간의 강박속에 불안해하던 베흐저드는 점점 시어 다레의 분위기에 젖어간다.
휴대폰 통화를 위해선 언제난 바쁘게 차를 몰고 찾아간 고지의 묘지옆에서 구덩이를 파다 매몰된 사람을 구해주게 된다.
영화는 베흐저드가 만나는 동네사람들, 할머니의 손자인 한 소년과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끌어간다.
너무나 비현실적인 마을의 모습처럼 그곳의 사람들은 현대가 추구하는 가치와는 전혀 다른 기준에 의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통해서 영화는 현대의 자본과 시간의 논리, 문명의 이기라는 것이 인간의 행복한 삶에 얼마나 기여해왔는지 묻는다.
감독은 실제로 마을 사람들을 캐스팅하여 촬영했다고 한다.
결국, 마을을 떠나면서 베흐자드는 구덩이를 파던 사람에게서 입수한 인간의 뼈를 흐르는 시냇물속에 던져버린다.
생명의 모든 것이여
쓰라린 기억의 손을 내 사랑의 손에 두어라
그리고 삶의 뜨거움을 느끼는 너의 입술을
내 사랑의 입술에 보내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감독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출연 : 베흐저드 도우러니, 파흐저드 소흐러비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