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속 2016. 10. 19. 01:48

 발틱해에 접해있는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주변 강대국의 피지배역사로 점철된 곳이다.

 영화에서 주된 테마로 등장하는 시베리아 강제이주는 2차 대전 이후 1940년부터 러시아의 점령하에 시작되어 발트 3국 인구의 5%가 넘는 60여만 명이 이주된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자고 있는 한 밤중에 마을에 들어와 한 시간의 여유를 준 후, 사람들을 짐승우리 같은 곳에 태워서 시베리아로 이송했다. 물과 음식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채로 이송 중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으며, 생존자들 역시 가혹한 조건을 이기지 못하고 강제노동, 질병, 기아 등으로 사망했다. 현재, 발트 3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친인척가운데 적어도 한 명이상이 시베리아에 끌려간 사람이 있을 정도로 아픈 상처로 남아있다.

 1939년 독소불가침 조약이후 소련이 에스토니아에 진주한 후 55,000여 명의 에스토니아인이 붉은 군대에 강제로 징집되었으며, 이후 독일이 다시 점령하면서 독일군대에도 73,000여 명이 징집되었다.

 독일군에 징집된 카알 토믹은 무장친위대 소속으로 가족의 시베리아 이송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은채 수년간의 전투를 겪으면서 많은 전우를 잃는다. 그의 전우중에는 형제가 함께 배치된 후 동생이 사망하기도 한다..

 카알 토믹은 진격중인 소련 측의 에스토니아인으로 이루어진 붉은 군단과의 전투에서 사망한다. 같은 동포끼리의 전투였다.

 카알을 사살한 유리 요르기는 카알이 남긴 편지를 그의 여동생 아이노 타믹에게 전해주고 그녀와 사랑에 빠진다.

 전선에 복귀한 유리는 독일군에게 끌려온 같은 민족의 소년병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거부하다 사살당한다.

 긴박한 전투 장면과 유리가 겪는 내적 갈등이 적절하게 묘사되어있다.

 전쟁이라는 상황 속에 놓인 한 민족이 겪는 비극을 절절하게 묘사한 수작 전쟁영화다.

감독 : 엘모 누가넨

출연 : 카스파 벨베리, 마이켄 슈미트, 마르코 레흐트, 크리스티안 위크스퀼라, 마이트 말름스텐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