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속 2016. 10. 30. 01:36

  김지운 감독은 이런 분야에 나름의 어떤 내공이 있는 것 같다.

  공유가 연기한 김우진이 독방에서 거사의 성공소식을 듣고 미소 짓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속에 들끓는 많은 생각들이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일제에 강점된 이후 독립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진 사람들이 가졌던 모습, 생각을 이 정도까지 깊이 들어간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다고 감독은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처한 환경으로 이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의열단 단원으로서 상하이에서 제조한 폭탄의 국내운반과 반입된 폭탄을 지키기위한 그들의 활동만으로 이를 관객에게 충분히 전해준다.

 승승장구해 가는 일제의 모습속에 절망하여 변절의 길을 택하는 사람들과, 자신의 할 일만을 기억하고 앞으로 전진하는 사람들의 선택들이 등장인물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임정의 통역원에서 경무국의 경부로, 폭탄을 이용하여 친구의 복수와 함께 주요 요인 제거 공작을 성공시키는 이정출의 변신도 전혀 무리가 없이 설득되어진다.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서 이 정도의 깊이가 있는 작품이 탄생된 것은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 같다. 

 의열단장 정채선 역의 이병현은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웅변하는 듯하다.

 세월이 흘러서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작품이다.

감독 : 김지운

출연 :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 허성태, 이설구, 츠루미 신고, 이병현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