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속 2017. 1. 19. 05:06

 이 영화는 원자력발전소를 소재로 한 재난영화다.

 설계 수명에 이른 원자로를 무리하게 가동 연장시키면서 발생하는 대참사 속에 처한 인간 군상들의 여러 모습이 등장한다.

 책임회피와 마지막까지 경제적 관점을 앞세우는 자들의 모습부터 자신의 목숨을 희생해 가면서 제2차 재난을 막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영화는 위기상황 속에 놓인 사람들의 모습을 피해가지 않는다.

 국무총리에게 실권을 빼앗긴 대통령의 모습부터, 남편과 자식을 발전소에서 잃은 재혁의 어머니가 여전히 맹목적으로 국가를 신뢰하는 모습도 피해가지 않는다.

 재난을 그려내는 영화의 C.G는 충분히 사실적이고 압도적이었다. 기대이상이었다. 피난민의 상황과 탈출러쉬도 적절한 듯하다.

 물론, 아쉬운 장면도 많다.

 체육관에 수용된 지역주민들을 가둬놓은 채, 공무원과 경찰들이 도피하는 장면은 도를 넘은 듯하다.

 냉각수가 빠져나가 계속 가열되는 원자로에 해수 사용을 금하는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나 더 붙이자면, 재혁이가 T.V를 통해서 가족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심정을 전하는 장면에서, 오히려 거부감을 느꼈다. 과연 그런 선택을 한 재혁이 가족에게 생존에 대한 하소연을 했을까 싶다. T.V와의 연결을 끊고서 재혁 혼자만의 시간에 그런 대사를 하게 하든지, 차라리 대사가 없이 연기자의 연기력만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가슴에 와닿았을 것 같다.

 몇 가지 흠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사실감과 속도감, 그리고 우리나라의 여러 상황과 비교되어 충분히 몰입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대로 무난하지만, 감독이 좀 더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서 작품을 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감독 : 박정우

출연 : 강남길, 김주현, 정진영, 김영애, 문정희, 김대명, 강신일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