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나, 다니엘 블레이크 (2016)

바람속 2017. 1. 31. 02:58

 40년을 목수로서 성실하게 살아온 다니엘 블레이크는 자식도 없이 아내인 몰리와 평생을 함께 하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먼저 보내고 혼자 남는다. 그는 심장병으로 일을 하지 못하게 되자 질병수당을 신청하지만, 전화상의 획일적인 응답 끝에 거절당한다. 어쩔 수 없이 구직수당을 신청하고, 구직활동을 하지만, 아직 그는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다.

 그는 질병수당에 대한 항고를 준비하지만, 행정절차에 따라 먼저 심사거부 전화를 받아야하고, 재심사를 거친 후에 나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는다. 컴맹인 그는 인터넷상의 서류 하나 작성에 며칠이 걸린다.

 다니엘은 질병수당신청 중 한 가족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런던의 노숙자쉼터에서 2년간을 단칸방에서 지내다가 뉴캐슬로 온 싱글맘 케이티와 어린 딸 데이지, 아들 딜런이다. 이들은 상담시간에 약간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제재대상이 되어 지원금이 삭감될 위기에 처해있다.

 영화는 다니엘과 케이티 가족이 행정편의적이고 권위적인 관료주의의 복지정책에 희생되어, 점점 나락으로 빠져들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다니엘과 케이티 가족이 서로를 위하고 돕지만, 그들의 힘은 너무 미약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했다.

 영화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까지 들어가지는 않는다. 기껏해야 거리의 한 시민이 보수당정권의 복지축소를 한번 언급할 뿐이다.

 항고심을 목전에 두고 다니넬 블래이크는 심장마비로 숨을 거둔다.

 가난한 자의 장례식이라는 아침 아홉시 장례식자에서 케이티는 다니엘의 마지막 메시지를 낭독한다.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아닙니다. 나는 보험 번호 숫자도, 화면 속의 점도 아닙니다. 나는 묵묵히 책임을 다하며,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나는 굽실대지 않고, 이웃이 어려우면, 기꺼이 도왔습니다. 자선을 구걸하거나 기대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다니앨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이에 나는 나의 권리를 요구합니다. 인간적 존중을 요구합니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한 사람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감독의 근시안적인 시선은 영화의 끝까지 벗어나질 않는다.

 사회에 대한 고발도 부족한 느낌이다. 내겐 분노가 앞서는 것같다.

 어쨌든 이 영화는 2016년 제69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감독 : 켄 로치

출연 : 데이브 존스, 헤일리 스콰이어, 즈리아나 샨, 딜런 맥키어넌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