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2015)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 가장 세련된 작품인 듯하다.
영화는 영화감독 함춘수가 자신의 영화상영과 관객과의 대화를 위한 행사를 위해 수원에 머무르면서 지낸 일을 다룬다. 함춘수는 일정의 변경을 모른 채 하루 먼저 도착하게 되고, 하룻밤을 수원에서 보내게 된 것이다.
그는 수원 화성 행궁에서 아마츄어 화가 윤희정을 만나게 되고, 그녀와의 술자리를 가진 후에, 희정의 지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또 갖게 된다.
영화는 이 두 사람의 만남과 대화를 기록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이 작품은 똑같은 줄거리를 미세하게 다르게 진행하여 보여준다.
함춘수의 기억과 그의 욕망의 자취를 쫒는 것 같은 부분과 함께, 윤희정의 기억과 그녀의 희망을 쫓는 것 같은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영화는 이 두 부분이 함춘수의 시각에서 진행된다.
그 부분이 이전 감독의 작품처럼 남성적 시각을 우선한다는 느낌을 준다.
영화의 제목처럼 지금과 그때, 맞고 틀리는 것이 무엇인지는 보는 시각, 바라는 대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나의 경우에 지금과 맞는 것은 그냥 앞부분인 것 같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사람의 삶인 것 같다.
맞고 틀리고 가 어쩌면 감독의 트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김동진 작곡의 '봄이 오면'은 이 영화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노래다.
그 가사는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 가주'다.
영화는 이 노래에 헌정한 것만 같다.
감독 : 홍상수
출연 : 정재영, 김민희, 고아성, 서영화, 최화정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