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 : 단팥 인생 이야기 (2015)
두리안 스케가와의 2013년 출간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벚꽃이 만개한 날, 도라야키를 파는 가게에, 일흔이 넘는 손이 불편한 할머니 도쿠에가 찾아와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는 제안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도라야키가계의 사장인 센타로는 폭행사건에 얽힌 후 그 배상금으로 가계 전 주인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빌려서 일을 하여 그 돈을 갚아나가야 하는 신세다. 그는 술로 자신의 처지를 잊으려 한다.
센타로는 처음엔 도쿠에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그녀가 만들어 온 팥소을 맛보고선 함께 일하기로 한다. 도쿠에의 팥소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맛을 가지고 있었다.
이전까지 공장에서 만든 업소용 팥소를 센타로는 사용해 왔었다.
나환자로 50년을 격리되어 살아온 도쿠에는 센타로와 함께 도라야키를 만들게 되고 손님이 줄을 서는 가계가 된다.
도쿠에가 팥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녀의 정성과 팥에 대한 애정이 영화에서 절절하게 표현된다.
그녀의 병이 알려지면서 손님이 끊기고, 도쿠에는 스스로 가계를 그만둔다.
이후는 이 가계의 단골인 중학생 와카나의 제안으로 센타로가 함께 도쿠에를 찾아가서 그녀로부터 오히려 따스한 위로를 받는 과정이 그려진다.
어머니와 단둘이 사는 와카나 역시 누구로부터도 진정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외롭게 지내오던 소녀였다.
도쿠에의 죽음과 센타로의 새로운 재기로 영화는 끝을 맺는다.
나병 때문에 사회로부터 거부당해 왔던 도쿠에는 매 순간의 삶과 자연을 한없이 사랑하였으며, 그녀의 이런 태도로 센타로와 와카나의 삶이 잔잔하게 그러나 깊은 곳까지 변화시키는 과정이 차분하게 그려진다.
단, 도쿠에의 심정을 나타내는 내레이션이 너무 많은 것 같기는 하다. 거기에 대사의 수준도 너무 높아서 영화의 전체 분위기와 따로 노는 듯하다.
이 영화의 감동과 의미는 관객의 몫으로 맡겨두는 편이 나았을 듯하다.
감독 : 가와세 나오미
출연 : 키키 키린, 나가세 마사토시, 우치다 카라, 이치하라 에츠코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