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택시운전사 (2017)

바람속 2017. 8. 4. 05:46

 개봉 첫날 심야로 관람하게 되었다.

 송강호의 연기력이 절정을 이룬 작품이 될 것같다.

 택시안에서 제3한강교를 부르는 장면은 한국 영화사의 최고의 장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가장의 역활을 위해 열심히 일해왔고, 적절히 세상에 맞추어 처신을 하는 데 익숙했던 평범한 한 남자가 어떻게 다시 택시를 돌려 광주로 갔는 지를 설명하는 데 이 장면은 모든 것을 다 품고있는 것 같다.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는, 독일 제1공영방송(ARD-NDR)의 도쿄 특파원이었던 위르겐 힌츠페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광주를 탈출하면서 벌어지는 기관원 차량들의 추격전과 광주 택시기사들의 필사적인 조력외에는 대체로 실제에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액션 활극같은 장면이 꼭 필요했었는지는 보는 내내 의문이었다.

 이 작품은 당시 광주에 대하여 철저히 외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노력하며, 상당 부분 성과를 이룬 듯 하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상황앞에서 택시운전사 김만섭같은 선택을 내가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송강호의 연기력앞에서 다른 배우들은 모두 단역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그들이 구사하는 사투리처럼 다들 어색하게 어쩐 땐 어눌하게 느껴진다.

 힌츠페터 역의 토마스 크레취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분명 그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송강호의 연기가 너무 압도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광주의 진입과 탈출과정에서 그들을 묵인했던 계엄군도 있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 왜곡이 벌어지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실화에 기반을 둔 이런 작품이, 그것도 완성도 높은 작품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감독 : 장훈

출연 :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최귀화, 차순배, 박현권, 엄태구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