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아이 캔 스피크 (2017)

바람속 2017. 11. 9. 04:54

 위안부라는 소재는 영화적으로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동안 여러 작품들이 나왔지만 대부분 역사의 무게에 눌려서 스스로 갇혀버렸었다.

 이번 영화는 이전의 작품과는 확연히 구별된다.

 한 할머니의 실화에 기반하여 코믹함과 감동, 고통을 그런대로 적절히 배합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는 않다.

 9급 공무원의 신분으로 등장하는 박민제의 모습은 거의 '슈퍼맨'급이다. 그의 불운한 가정환경이 설명되지만 완전히 수긍가지는 않는다.

 초반부 너무 코믹에 집중해서인지 후반부와 거리가 너무 커버린 것 같다.   옥분 할머니가 민원청구 왕이 되는 과정을 그녀의 고통스러운 과거와 연결하는 섬세함이 있었으면 더 매끄러웠을 것이다. 

 내게 이 작품이 주는 최고의 장면은 위안부였음을 밝힌 옥분 할머니가 슈퍼 여주인 진주댁과 만나는 장면이었다.

 가족조차 숨기고 싶어했던 옥분을 껴안고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까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가슴을 메이게 했다.

 옥분 할머니가 의회의 증언대에서 공개한 신체의 모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우리의 아픈 과거사를 소재로 한 작품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권하고싶은 작품이다.

감독 : 김현석

출연 : 나문희, 이제훈, 박철민, 염혜란, 이상희, 성유빈, 손숙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