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북촌방향 (2011)

바람속 2012. 12. 13. 23:24

 홍상수감독의 영화는 늘 그렇듯 불편하다.

 우리 마음속의 감춰진 진실을 꺼내서 내가 인정하기를 강요하는 듯 하다.

 그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감독과 배우, 영화관계자들이 여기도 나온다.

 오랜만에 서울에 온 성준, 그가 온 이유는 불분명하다. 영화 네편의 감독인 그는 지방에서 교수를 하고, 여자를 보면 유혹하고 그걸 또 사랑이라고 강변하고 그리고 또 떠난다.

 그가 만나는 선배 영호, 그는 화려한 말위에 근엄하게 있으면서 매일 집에 가는게 싫어서 별거를 한단다.

 그리고 영호가 데려와서 정말 아끼는 후배라고 강조하는 미모의 여교수 보람은 잃어버린 개때문에 울고, 남자들의 관심을 유지하고 즐기는 재주를 가졌다.

 남의 눈을 의식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활을 하면서 살지만, 남에게 보이지 않는 사이, 모르는 사람은 보아도 무시할 사이, 내 역활의 틈새속에서 내가 벌이는 은밀한 짓들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보는 나의 모습은 부도덕과 허위와 기만의 결정체임을 인정해야만 했다.

 몇개의 단편을 교모히 편집한 것 같은 영화다. 이러한 편집기법은 두고두고 얘기거리가 될 것이다.

감독 : 홍상수

출연 : 유준상, 김상중, 송선미, 김보경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