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00년 이전

영혼의 집 (1993)

바람속 2019. 1. 31. 23:22

 이사벨 아엔데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미 그녀의 원작을 읽은 사람이라면 영화가 소설의 내용과 느낌을 온전히 표현한다는 것이 불가능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진보적인 자유당 소속 의원으로 입후보하는 아버지를 축하하던 파티에서 언니 로사는 아버지를 대신하여 독주를 마시고 사망한다. 그 독주의 대상은 아버지였다.

 영혼과 대화하고 염력을 갖고, 앞일을 예지하는 능력을 갖고 태어난 동생 클라라는 로사의 죽음으로 오랜 침묵의 길에 들어선다.

 가족 중 누군가의 죽음을 예견하여 경고했던 어린 클라라는 언니 로사의 죽음을 자신의 발설탓으로 돌렸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로사의 약혼자 였던 에스테반이 클라라에게 청혼을 한다. 지난 20녀간 에스테반은 금광을 발견한 돈으로 대농장 트레스 마리아를 사들여 거대한 부를 축적했다.

 언니 로사에게 청혼할 때부터 이미 에스테반과의 사랑을 알아차린 클라라는 그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이들 사이에 태어난 딸 블랑카의 회상으로 진행된다.

 마초의 화신같은 에스테반과 진정한 여신 클라라의 삶, 블랑카와 원주민의 아들 페드로의 운명적인 삶이 칠레의 가슴아픈 역사속에서 펼쳐진다.

 에스테반의 혼외자인 가르시아, 에스테반의 도움속에 창녀에서 배후의 실력자로 성장한 트란시토 소토 등은 원작에서 만큼 강렬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에선 클라라의 쌍둥이 아들과 그들의 여인들은 과감하게 생략되어있다.

 쿠데타가 일어난 후 블랑카가 겪은 고난이 상당 부분 축소되어 있는 점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남자 주인공에 비해서 여성 주인공들의 힘이 배우들의 열연에 비하여 느껴지지 않는다.

 꼭 원작을 읽기를 권하고 싶다.

감독 : 빌 어거스트

출연 : 메릴 스트립, 글렌 클로즈, 제레미 아이언스, 위노나 라이더, 안토니오 반데라스, 빈센트 갈로, 마리아 콘치타 알론소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