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또 하나의 약속 (2013)

바람속 2019. 10. 21. 02:08

 영화의 실제 주인공 1985년생 황유미는 2003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 입사하여 생산라인에서 1년 8개월 동안 근무한 후 2005년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고 2007년 사망하고 만다.

 그녀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이후 삼성의 협박과 회유, 갖가지 제안을 물리치고 2010년 1월 근로복지공단과 삼성을 상대로 산재인정 소송을 시작하여 2011년 6월 23일 산재인정  판결을 받는다.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항소하였고 재판은 계속 진행된다.

 결국, 삼성전자가 2018년 11월 23일 공식 사과하고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이 조정안에 서명함으로써 마무리된다.

 이 영화는 크라우드 펀딩과 개인투자금으로만 제작비를 마련한 국내 최초의 작품이다. 배우들도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제작과 상영과정에 수많은 압력이 있었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의 제목도 삼성이 1997년부터 12년간 진행한 '또 하나의 가족'이라는 캠페인을 따서 그대로 붙이려고 했으나 압박때문에 지금의 제목이 되었다고 한다.

 이제야 이 영화를 알게된 것이 몹시 부끄럽다.

 고 황유미씨를 연기한 박희정은 직접 삭발을 하고 등장한다.

 그외에 이 작품을 제작하고 출연한 분들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했을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다.

 영화속에 표현된 삼성측의 행위는 마치 정보기관의 공작을 방불케한다.

 영화속 병원, 언론, 행정기관, 법원 등이 보여준 행태도 예상하던 대로다.

 그러나, 이 영화가 보여주는 작은 승리가 태산처럼 큼을 믿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음도.

 울산바위를 보고 싶다.

 이런 작품들에서 공통되는 대사 전달의 문제는 여전히 아쉽다.

감독 : 김태윤

출연 : 박철민, 박희정, 윤유선, 김규리, 유세형, 김영재, 이경영, 정영기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