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10년 이후

82년생 김지영 (2019)

바람속 2020. 1. 15. 08:12

 78년생인 조남주 작가가 2016년에 발표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왜 하필 82년에 태어난 김지영인가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1980년대는 성감별과 여아 낙태가 공공연하던 때이며, 딸을 낙태하면서까지 아들을 낳아 키우던 시절, 경제가 발전하고 제도는 정리되었지만 성차별적 관습들은 더욱 견고하게 이어졌던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게다가 80년대 초반 출생 여성의 경우 청소년기에 IMF를 겪으며 진로 결정에 제약을 받고, 엄마가 되는 즈음인 2012년 무상보육제도가 실시되며 잉여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제도적인 불평등이 사라진 시대에 일상속에 자연스럽게 스며있는 여성에 대한 제약과 차별, 비하와 혐오에 대해 쓰고 싶었단다.

 그리고 지영이라는 이름은 80년대 초반 여아에게 가장 많이 붙여진 이름이란다.

 난 이 인터뷰에서 무상보육제도가 실시되며 잉여 취급을 받았다는 문장에 충격을 받았다. 잉여는 사전의 정의가 쓰고 난 후 남은 것이다.

 언니와 남동생 등 삼남매의 둘째 지영이는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홍보회사에 근무하다 결혼하여 딸 아영을 키우고 있다.

 잉여로 취급받던 삶의 저항으로 지영이는 다른 사람이 되어 지영이가 겪어온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 세상에서 남자로서 당연하게 여겼거나 외면해왔던 것들이 얼마나 여자에겐 사슬이었는지 영화는 당당히 보여준다.

 이를 지켜보며 그녀를 지켜주려는 남편 대현의 모습이 안타깝다.

 지영의 친정어머니 미숙이 이런 지영의 모습을 직접 보고서 대성통곡하는 장면에서 함께 울 수 밖에 없었다.

 이 영화를 통해서 정유미라는 배우를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미숙역의 김미경씨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감독 김도영, 배우로서 출연작이 참 많다.

 그녀의 첫 장편연출작이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감독 : 김도영

출연 : 김유미, 공유, 김미경, 공민정, 박성연, 이봉련, 이얼, 강별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