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류

최후의 증인 - 김성종

바람속 2020. 9. 10. 23:33

 이 책에서 가장 악한 자는 누구일까? 

 우선 눈에 들어오는 인물은 한동주다. 그는 스스로 공비에게 끌려 지리산에 갔을 때 부터 자진해서 부역했고 악독한 짓을 저질렀다. 1952년 국민학교 교실 아래에서 황바우에 의해 부상당한 후 죽은 것으로 가장한 뒤 2차례 월북하여 간첩이 된다. 당시 학교 교실아래는 마지막 공비 잔당의 대장 강만호, 18세의 손지혜, 황바우, 한동주외 아홉명의 공비들이 있었다. 이들 아홉명은 끝까지 경찰에 맞서서 도주하다 모두 살해된다. 강만호는 손지혜의 아버지로 사령관이었다가 숙청되어 몽둥이로 맞아 죽은 손석진과 친구다. 손석진은 강만호에게 자신의 딸 지혜를 부탁하면서 숨겨둔 보물지도를 건넸다. 그러나 당시 임신한 손지혜는 공비 잔당들의 성욕을 해소하는 대상이 된다. 그리고 손지혜가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는 바로 강만호다.  

 그는 당시 청년단장으로 김바우를 모함하고 손지혜와 그녀의 모든 재산을 차지한 양달수, 양달수와 공모하여 김바우를 감옥에 보내고 손지혜를 농락한 당시의 검사 김중엽을 포섭하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이에 한동주는 두 사람을 제거하기로 결심하고 그 하수인으로 손지혜가 지리산 생활에서 얻은 강만호의 아들 황태영을 사주하여 이용한다.

 황태영은 황바우의 억울한 옥살이, 어머니 손지혜가 당한 기막힌 일들을 들려주어 그의 증오심을 북돋우어 태영이를 편집광적인 정신상태에 빠뜨려서 김중엽과 양달수를 차례차례 살해하게 한다.

 김중엽과 한동주는 모두 양달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나름의 이익을 취한 자들이라는 점에서 양달수가 더 악질인 것도 같다.

 한동주는 자신의 생존을 알고 있는 박용재를 죽이고, 무덤을 도굴하여 자신의 가짜무덤에 시신을 옮기지만 그 시신이 여자의 것임이 밝혀지면서 중지에 몰린다.

 그는 결국 태영을 납치하여 태영이가 경찰에 털어놓은 사실을 알리려 고문을 가하다 오병호 형사의 추적에 체포된다.

 무고한 죄를 뒤집어쓰고 이십년의 수감끝에 예순 셋의 나이에 출옥한 황바우는 자신이 아들로 여기는 태영의 죄를 뒤집어쓰고자 유서를 남기고 수면제를 먹은 채 강물로 뛰어들어가 죽음을 맞는다.

 손지혜는 동맥을 잘라서 황바우의 관위에서 역시 죽음을 맞는다.

 오병호 형사도 손지혜가 양달수와 결혼하여 얻은 딸을 수녀원에 들여보내고 자신의 권총으로 자살하고 만다. 오병호는 임신한 몸으로 교통사고를 당하여 세상을 떠난 아내곁으로 간다.

 한동주의 정체가 간첩이라는 것은 이 소설의 한계를 보여준다. 그리고 황바우, 손지혜에 이어 오병호의 자살로 끝나는 결말은 너무 비장하다.

 이두용 감독은 1980년 최불암, 정윤희, 하명중을 출연시켜서 이 작품을 영화로 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