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류

백색인간 - 김성종

바람속 2020. 10. 8. 02:30

 백색인간 서남표의 외할머니는 기생으로 딸 초란을 낳고서 남자에게 버림을 받자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다 미수에 그치는 바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초란은 아버지 집으로 들어가 갖은 서러움을 겪으며 자라다가 그 아버지마저 일찍 죽자 집을 나와 전전하다가 열 여섯에 기생이 된다.

 초란은 의사인 서치수를 만나 임신하여 6.25 전쟁이 일어나후 이듬해 1월, 부산에서 아들 서남포를 낳았으며, 그 전에 본부인을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후 서치수는 서울에 병원을 차려 꽤 돈을 벌었고, 자기가 데리고 있던 스무살 짜리 간호사 김달자를 건드려 임신시키게 된다. 김달자는 딸을 낳았고 이를 본 초란은 극약을 먹고 자살한다. 그 이듬해 1965년 김달자는 딸을 데리고 서치수의 안방으로 들어와 정식 부인이 된다. 이때 서남표는 16세였으며 서치수는 46세였다.

 이후 서남표는 S대 수학과를 군에 입대했으나 정신병으로 의병제데후 1년여간 정신병원 치료를 받는다. 수학교사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법률사무소에 2년여간 근무 중 아버지가 사망하자 병원을 처분한 후 계모와 이복여동생들과 관계를 끊는다.

 백색인간의 증오의 표적이 되는 홍난미는 부산 송정의 딸만 여섯을 둔 가난한 어부의 장녀로 태어났다. 가난의 질곡속에서 자라던 그녀는 욕망과 열정의 덩어리였다. 부모를 졸라서 상업학교를 졸업한 후 혼자 힘으로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한 후 남방그룹의 비서실에 입사하여 회장인 왕광수의 눈에 들어서, 상처한 그와 결혼을 목전에 두고 있다.

 왕광수전까지 홍난미와 동거한 남자는 책에 등장한 것으로 세 사람이다. 화가에 성우, 그리고 서남표다. 서남표와 동거하면서 임신까지 한 난미는 아이를 낙태하고 왕광수와 결혼하려고 한다.

 서남표의 광기에 찬 복수를 추적하는 이 작품은 범행에 사용된 한정판 칼의 출처를 찾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난미의 낙태를 시술한 의사부터 시작된 살인은 난미의 친구, 난미의 친척 등으로 이어지며 왕광수와 여러 사람들의 인질극으로 이어진다.

 서남표는 그를 추적하는 형사에게 접근하여 형사의 딸까지 유혹하는 대담함을 보인다.

 범인이 밝혀진 상태에서 사건이 점점 확대되어 가는 형식을 밟는다.

 70년대 한국의 산업화속에 인간 군상의 욕망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마지막에 홍난미를 옹호하는 듯한 결말은 불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