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20년 이후

한산 : 용의 출현 (2022)

바람속 2022. 9. 18. 18:00

 무엇보다 감독의 이순신과 임진왜란에 대한 고찰과 평가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전설과 신화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과장된 거북선에 대하여 영화적으로 적절한 수준에서 처리한 듯 싶다.

 2층과 3층으로 된 거북선의 등장, 배아래 돌출된 도깨비 머리와 진출입할 수 있는 용머리 등은 느린속도와 취약한 측면 등의 단점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이며 돌격선이라는 목적에 맞게 활용되어진다.

 영화는 한산도 대첩을 주무대로 하고 있지만 육전인 웅치전투를 제법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항왜 준사가 등장하며 황진 장군이 잠깐 등장하기도 한다. 웅치전투는 전주성사수를 위한 것으로 영화에서 처럼 전라좌수영에 대한 공격은 아니었다.

 이순신은 포로로 잡힌 항왜 준사의 물음에 이 전쟁을 '의와 불의의 싸움'으로 규정하며, 이러한 판단은 임진왜란의 성격에 대한 해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영화는 해전 그 자체에 집중한다. 학익진이라는 진법과 그 진법의 운용을 위한 훈련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보여준다. 바다위의 성이라는 원균의 대사처럼 학익진에  의한 한산대첩은 해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것이었다.

 일본 수군의 격파 및 나포된 적선만 60척에 이르고, 9,000 여명이 사망했지만 아군의 피해는 고작 전사 3명, 부상자 10여명일 정도로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운 전투였다.

 50여분에 이르는 해상전은 C.G를 이용한 것으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화면을 보여준다. 장대한 스케일에 압도적인 음향효과까지 우리가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었던 한산대첩의 모습을 직접 재현한다.

 한산도에 가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실제 전투를 대리 체험하는 경험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전작 명량의 최민식에 이어 이순신으로 등장한 박해일은 또 하나의 이순신의 모습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었다.

  명량과 달리 이순신과 휘화 장수 및 병사들의 이야기를 최소화 한 것을 개인적으로 찬성하지는 않는다.

 전쟁도 결국은 인간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중 노량만 남았다.

 한산도 이미 또 하나의 전설이 된 듯하다.

 감독 : 김한민

 출연 :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