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화/2000년 이전

학생부군 신위 (1996)

바람속 2023. 7. 31. 05:20

 대한민국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덕촌리 박공 만돌 어르신이 페달이 고장 난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지면서 세명의 저승사자를 만나서 객사한다.

 박노인은 부인 여산댁, 둘째아들 찬길과 며느리 금단, 그리고 어디선가 데려온 아이 바우와 함께 살았다.

 영화감독인 큰 아들, 미국에 사는 셋째 아들, 그리고 집에서 쫓겨난 막내딸까지 장례를 위해 모여든다. 젊은 여자와 살고 있는 이복동생 팔봉, 두 여동생도 찾아온다.

 마당에 차일이 쳐지고 동네 아낙들이 모여서 음식을 장만하기 시작한다.

 호상의 인도로 5일장의 장례절차가 하나하나 진행된다.

 감독의 실제 부친상을 모티브로 한 이작품은 우리나라 장례절차의 기록물이기도 하다.

 여기에 가족들간의 갈등, 박만돌 노인이 살아오면서 살아오면서 맺었던 여러 인연들과 사연들이 함께 한다.

 내내 말썽을 피우던 바우의 정체가 밝혀지고 막내사위도 인정받는다. 트럭을 훔쳐 달아났던 윤기사가 거액의 돈을 들고 찾아오기도 한다. 페달 수리를 내내 미루었던 자전거 수리공의 사죄에다 팔봉은 달아나던 돼지를 엽총으로 사살하기까지 한다. 샛째 아들은 전통 장례 절차 내내 홀로 기독교 절차를 진행해 나간다.

 박노인이 자주 가던 읍내 다방의 마담과 종업원이 등장하여 비디오까지 찍으며 놀자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4일째 빈상여 얼르기를 거치면서 가족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는다.

 장례절차를 통해서 우리네 삶, 한국인의 삶이 오롯이 담겨진 듯하다.

 감독이 큰 아들 역으로 직접 출연했다.

감독 : 박철수

출연 : 박철수, 문정숙, 방은진, 주진모, 최성, 권성덕, 박재황, 김일우, 송옥숙, 추귀정, 김봉기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