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류

솔로몬의 위증 - 미야베 미유키

바람속 2014. 6. 17. 00:46

 각권 700페이지에 달하는 3권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추리소설의 장르에만 국한하기엔 아까운 작품이다. 심지어 이 작품을 그렇게 규정할 능력이 나에게 있는 지초차 버거운 일인 것 같다.

 대작으로 판명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에게는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아마 첫권은 다소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권째부터는 가속도가 붙어서 마지막 세권째에 접어들어서는 손에서 책을 놓기가 힘들었다. 마지막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축축해졌다. 추리소설 장르에서 이런 경험을 하기란 거의 처음인 듯 싶다.

 소설은 중학교 2학년의 자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학교, 가정, TV로 대변되는 사회와 경찰의 때론 부당하고 편리하게 재단하는 그들의 해법에 맞서서 맞서서 스스로의 진실을 찾아 모의 재판을 진행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과정에서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그리고 서로간의 이해와 협력속에 성장해 가는 과정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마치 그 과정을 어떻게든 지내온 사람이라면 공감하고도 남을 이야기로 채워나간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솔로몬의 위증인지는 책을 다 읽고 한나절이 지나서야 가슴에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작가가 존재하는 일본의 문학계가 부러워지기 조차 한다.

 세월이 흘러 모교의 교사로 다시 부임한 노다 겐이치를 통해서 그 재판의 주역들의 성장사를 알게되리라 기대했지만 작가는 그 부분을 영원한 비밀로 남겨둔다. 나라도 한번 써보고 싶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