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칠곡 가시나들 (2018) 본문
이 작품을 보면서 한 가지 느낀 이상한 점은 출연하는 여덟 할머니가 점점 이뻐보인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그저 나이든 할머니들 이었지만 왜 그렇게 이뻐지고 젊어보이는지 신기한 경험이었다.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의 여섯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는 과정과 할머니들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글자를 알게되고서 할머니들이 느끼는 삶의 크기가 얼마나 넓어지는지 실감하게된다.
거리의 간판을 읽고, 버스를 타고, 자신의 이름을 쓴다.
난생 처음 우체국에 가서 아들에게 편지를 부치는 할머니의 모습은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일곱 할머니와 이들의 주석희 선생님은 함께 소풍을 가서 재미나게 논다. 선생님이 내주시는 숙제는 아침, 점심, 저녁 맛있게 먹고 잠 잘자고 잘일어나기란다.
선생님은 이들 일곱 할머니의 딸이다. 아픈 할머니의 집까지 찾아간다.
가수가 꿈인 87세의 할머니는 노래자랑 예선에 기꺼이 참여한다. 웬만하면 합격시켜주지 무정하게 떨어뜨린다. 그래도 나머지 할머니들에겐 1등이란다.
교복을 입고서 발표회에 참가하여 '나는 열입골 살이에요' 노래를 부른다.
이들 할머니는 모두 혼자 산다.
혼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고서 쓴 글들이 시가 되어 영화에 함께 한다.
투박하고 어떤 기교도 없는 글이지만 마음에 담겨서 쉽게 나가질 않는다.
너무 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참 아름답게 감독이 보여준다.
영화의 끝무렵에 한 할머니가 푸시킨의 시를 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말라
우울한 날들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감독 : 김재환
출연 : 박금분, 곽두조, 강금연, 안윤선, 박월선, 김두선, 이원순, 박복형, 주석희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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