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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 사사키 조

바람속 2014. 7. 28. 11:17

 전후부터 최근까지 경찰관 가족 3대의 인생역정을 통해서 일본의 현대사를 함께 할 수 있었다.

 할아버지 세이지는 인도차이나 북부에서 군인으로 참전후 복귀하여 순사가 된다. 경시청 소속의 모범적인 순사로 근무하던 그는 덴노지 주재소의 순사를 희망하고, 결국 소원대로 그곳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전에 그는 자신이 살던 곳의 뒷집과 관할구역서 두건의 젊은 남성 동성애자의 살인사건을 접하게 된다. 계속 의문을 갖고 나름대로 조사를 하던 그는 주재소에 인접한 160년된 오층탑 화재 현장을 관리하다 이 두 사건의 범인을 쫓던 중 철로에서 추락한 시체로 발견된다.

 그의 죽음은 근무지 이탈로 처리되어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의 아들 다미오는 아버지와 순사동기인 동료의 도움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역시 경찰이 된다. 우수한 그의 실력을 알게된 경시청은 당시 준동하는 좌익 학생활동의 정보원으로 훗가이도 대학에 위장 진학시킨다.

 이후 그의 활동을 통해서 전공투를 비롯한 적군파까지 일본의 좌익 테러조직의 역사가 펼쳐진다.

 위장 첩보원으로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그는 한때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가장이 되버린다.

 겨우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덴노지의 주재순사로 돌아온 그는 마음의 평안를 얻는다. 지속적으로 간직해온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하던 그는 범인을 알게 된 그날, 인질범 사건에 비번인데도 참여하여 인질을 구하고 범인의 총에 희생된다.

 그리고, 다시 그의 아들 가즈야는 대학 졸업후 경찰관이 된다. 그의 첫 임무는 동료 비리 경찰관에 대한 위장조사로 그는 이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한다. 그가 조사하는 상사와 파트너가 되어 벌이는 심리게임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하나의 작품이 될 만큼 흥미진진하다.

 다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한 그는 이 사건이 할아버지의 순사동기가 저지른 성범죄임을 알게된다. 이젠 퇴역하여 요양원에 있던 범인이 털어놓는 진상은 전쟁이 인간에게 남긴 깊은 상처를 드러낸다.

 할아버지의 유품인 호루라기를 목에 걸고 범인을 체포하는 가즈야의 마음속엔 3대에 걸쳐, 당당한 경찰이자 아버지들이었던 할아버지, 아버지가 함께 한다.

 3대에 걸쳐 추적한 사건이 다소 약한듯 하지만, 실제 인간의 삶에 가장 근원적인 죄악의 하나라는 점에서 더 절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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