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1970 (2014)

 1970년 강남개발의 역사속에 권력의 하수인이 되어버린 깡패들의 슬픈 이야기다.

 감독은 영화의 모든 것이 허구라고 밝히고 있지만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사실적으로 그 시대를 그려낸 용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물론, 강남 개발이 이 영화처럼 권력연장을 위한 자금 마련만이 전부가 아님은 물론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다루는 권력의 추악한 뒷모습은 분명 우리의 눈을 부릅뜨게 한다.

 고아원 출신의 두 소년 종대와 용기는 넝마주이로 살다가 자신이 살던 무허가 집이 철거되면서 깡패의 길로 들어선다.

 배신이 난무하는 그 세계에서 둘은 그 나름의 욕망을 쫗아 달려나간다.

 자신의 땅을 갖고 싶은 종대, 생존을 위해서 살아온 용기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해나간다.

 종대를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인 길수를 위해 그 나름의 방법으로 자신의 길을 열어나가는 종대에게 어차피 그는 하나의 소모품에 불과함을 알지 못했을까?

 조폭간의 충돌과 액션은 차라리 홍콩 느와르처럼 총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인하다. 길수의 장지에서 벌어지는 조폭간의 대결을 하이라이트로 상대 조직의 보스들을 제거장면까지 거의 충격의 연속이었다.

 스피디한 전개는 화면에서 눈을 돌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감독은 여기에 가족과 형제간의 사랑과 아픔을 정말 적절하게 섞어 놓는다.

 분명 이 영화는 오래 기억될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개인적으론 배우들의 캐스팅이 다소 아쉽다.

감독 : 유하

출연 : 이민호, 김래원, 정진영, 설현, 유승목, 한재영, 이연두, 정호빈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