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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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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바람속 2016. 10. 14. 00:36

 작가는 말간 밤하늘에 둥그렇게 뜬 달이 듣고 함박 웃을 수 있는 이야기,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이야기를 쓴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26개의 짧은 글들은 일기같기도 하고 짧은 꽁트같기도 하다.

 대부분의 글들은 너무 가볍고, 단편이라는 완결된 글로 보기에 어려운 듯 하다.

 그저 자신의 주위에서,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들을 주섬주섬 솜씨좋게 정리해 둔 글로 보인다.

 글들은 우리가 또는 우리 주위의 사람들이 살고 지내고 만나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그저 일상사다. 여기에 특별한 인생의 의미나 사회적 관계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않는다. 일부러 그런 것들을 피하여 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다.

 이런 가벼운, 마치 은행이나 관공서에 앉아서 대기하는 동안 접하는 이런 저런 잡지들속의 짧은 글들 같은 모습이다.

 굳이 이를 모아서 책으로 엮어낼 필요가 있을 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그래도, 은행이나 관공서의 대기시간처럼 내 인생의 그런 대기시간이나 막간의 휴식에 이런 이야기도 필요할 듯 하다.

 줄곳 무겁게 깊이있게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글은 재미있다. 후반부의 그믐달에게 보내는 글들은 제법 마음에 닿았다.

 끝으로 나는 독자로서 이 작가의 표절논란에 대하여 크게 개의치않는다. 표절의 여부와는 별개로 작품은 그 자체로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