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2013)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직업의 테오도르는 아내와 1년째 별거 중이다. 함께 자랐고 모든 것을 함께 한 아내 캐서린과 진정한 사랑의 관계라고 생각했지만 자신도 모르는 채 인생의 외로움과 삶의 덧없음에 그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도 변했음을 알게 된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인공 지능을 갖고, 자기 학습이 가능한 맞춤형 운영체제를 구입한다. 그 운영체제는 스스로를 사만다라 이름 짓고 테오도르에 맞추어 그의 모든 것을 이해해 준다.

 점점 사만다와의 대화와 사만다의 세상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에 빠지면서 둘은 가상의 섹스까지 이르고, 서로를 사랑한다고 고백하게 된다.

 결국, 테오도르는 사만다의 이끌림 속에서 캐서린과 이혼하고 만다.

 사만다는 자신의 몸을 대신할 여성까지 테오도르에게 보내기까지 한다.

 그러나, 테오도르는 그 여성이 또 다른 사람임을 알게 되고 섹스를 거부한다.

 사만다는 운영체제들이 만들어낸, 이미 죽은 철학자와 교류를 갖기도 하고, 급기야 테오도르와의 대화 중에도 8,316명의 사람들과 대화하며, 641명의 사람들과 테오도르와 같은 관계를 맺고 있음을 고백한다.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자신을 떠날 때가 되었음을 알게 된다.

 사만다가 떠난 후 테오도르는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있는 것임을 알게 된다.

 독특한 소재의 영화이지만 내게는 많이 낯설다. 내용은 접어두고라도 운영체제 사만다에게 마음과 몸까지 지배당하는 한 남자의 모습은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했더라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인간에 대한,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른바 '과학적 해석'이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사랑에 대한, 인간의 관계에 대한 감독의 깊은 성찰만은 쉽게 따라갈 수 없는 저 너머를 보여준 듯하다.

 끝으로, 사만다는 테오드르가 대신 써준 편지들을 골라 책으로 내도록 하는데, 내겐 윤리적으로 타당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스칼렛 요한슨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