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기울이면 (1995)

 이 작품은 곤도 요시후미 감독의 처음이자 마지막 연출작이다.

 '미래소년 코난(1978)', '빨강머리 앤(1979)' 등의 원화 및 작화감독으로 활동했던 곤도 감독은 37살에 지브리 스튜디오에 입사하여 '마녀 배갈부 키키(1989)', 붉은 돼지(1992)'.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1994)' 등의 작화감독을 하다가 이 작품을 만들게 된다. 지브리 입사 전 기흉으로 병원 신세를 졌던 곤도 감독은 과다한 업무를 견디지 못하고 1998년 동맥파열로 사망한다.

 중학교 3학년생의 풋풋한 첫사랑을 아름답게 그린 작품이다.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에 재능을 가진 시즈쿠는 도서관에 빌린 책의 대출카드에서 자신보다 먼저 책을 빌려간 세이지의 이름을 자주 발견하고서 궁금증을 갖게된다.

 도서관에 근무하던 아버지의 점심을 갖다주려가던 시즈쿠는 지하철에서 자신의 옆에 홀로 탄 뚱뚱한 고양이에 이끌러 신비한 분위기의 골동품상에 가게된다.

 시즈쿠는 그곳에서 세이지와 그의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매력적인 고양이 인형 '푼베르토 폰 익킨켄 남작'에 호기심을 갖는다.

 실제로 이 인형에는 원작자인 히라이 아오기의 연애스토리가 담겨있다. 인형 모으는 것이 취미였던 그녀는 이 인형을 처음 보고서 너무나 마음에 들었지만 비싼 값에 구입하지 못했었다. 몇 주간 그 인형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않아 다시 갔을 때는 이미 팔린 후였다. 그런데, 그 인형을 구입한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고, 생일선물로 그녀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시즈쿠는 이 인형을 소재로 자신의 첫 소설습작을 시작한다. 이 바론 인형은 세이지 할아버지의 가슴 아픈 사랑의 사연이 담겨있기도 하다.

 시즈쿠는 바이올린 제작의 장인을 꿈꾸는 세이지와 첫사랑에 빠지고, 둘은 서로의 꿈과 사랑을 향하여 힘차게 나아간다.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의 일본어 번안곡이 주제곡으로 쓰이는 데, 지금도 귓가에 들리는 것 같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숨겨진 명작 중 하나다.

감독 : 곤도 요시후미

출연 : 혼나 요코, 타카하시 잇세이, 무로이 시게루, 타치바나 타카시, 츠유구치 시게루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