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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2017)

바람속 2017. 9. 26. 03:28

 아마도 이 작품이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듯 하다.

 나가사키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18Km 떨어진 하시마는 일본의 해상군함 '도사'를 닮아서 군함도로 불리운다. 19세기 후반 미쓰비시그룹이 매립하여 전성기때 연간 41만 톤의 석탄을 채굴했었다. 해저 1,000M에 이르는 갱도에 일본 최초의 철근콘크리트조의 아파트가 건설된 곳이다.

 1974년 폐광되어 무인도가 되었으나, 2015년 7월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 철강, 조선, 탄광'으로 나가사키 조선소 등과 함께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됐다.

 1940년대 수많은 조선인이 강제 징용당한 곳으로 지하 천미터의 열악한 작업환경과 중노동, 폭행 속에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강제 징용시설 등 역사적 사실을 알려야한다는 유네스코의 권고사항을 일본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결함은 탄광 사업소장과 변절한 독립운동가 윤학철의 검은 거래에 있는 것 같다. 두 사람이 결탁하여 징용자들의 임금과 사망보상금까지 빼돌리고, 징용자들을 관리한다는 설정의 개연성이 너무 약해보인다. 일제의 패망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후의 전범 평가를 고려한 개인적 배신 정도가 적당할 듯 하다.

 여기에 악당장 강호가 그의 딸 소희를 위해서 쏟는 희생과 비교하여 다른 사람들은 너무 가볍게 다뤄지는 것 같다.

 주먹패 칠성과 위안부 출신의 말년이 더 중심축이 되었어야 할 듯하다.

 광복군에서 단독으로 잠입시킨 박무영은 너무 만화적인 발상같다. 그에 대한 지원이 전무하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노무반을 둘러싸고 벌이는 징용자들끼리의 대결과 이들의 징용자들에 대한 행동은 감독의 기본적 인격을 의심하고 싶다.

 많은 등장인물들만큼이나 산만하다.

 장점보다는 단점이 너무 많은 작품이다.

 그런대로 스피디한 진행과 액션으로 어떻게든 꾸려나가긴 한다.

 투자한 노력에 비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감독 : 류승완

출연 : 황정민, 송중기, 소지섭, 김수완, 이경영, 이정현, 김민재, 김중희, 김인우, 백승철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