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묵배미의 사랑 (1990)

 2006년 8월 5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소설가 박영한의 동명 작품을 영화화한 것이다.

 주무대가 되는 우묵배미는 소설에서 '서울 시청 건너편 삼성 본관 앞에서 999번 입석 버스를 타고 신촌 수색을 거쳐 50분쯤 달려 들어간 난곡 종점 근처에 있는 변두리 마을 이름'으로 도농간의 경계지점이 되는 경기도 어딘가에 있어온 가상의 지명이다.

 이곳에 재단사 배일도는 창부출신의 아내, 젖먹이 아이와 함께 일자리를 찾아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배일도는 미싱사인 유부녀 민공례와 만나게 된다.

 민공례는 아들 하나를 둔 유부녀로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을 두고 있다.

 첫 월급을 받은 날, 두 연인은 밤기차를 타고서 배일도의 표현처럼 인생의 샛길을 떠나간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너무 가난하고 힘들다.

 비닐하우스에서 벌어지는 둘의 정사는 애잔하기만 하다.

 도망쳐서 동거를 하지만 아내에게 잡힌 배일도는 톡톡히 망신을 당한다.

 다시 찾아온 공례, 그들은 다시 비닐하우스를 찾고 공례는 얼마나 그녀가 그를 그리워했는지 털어놓고선 사라진다.

 불우한 두 연인에게 허용되지 않는 사랑의 상실이 사실적인 영상속에 그려진다.

 우리네 삶의 본질을 몰래 훔쳐본 것 같다.

감독 : 장선우

출연 : 최명길, 박중훈, 유혜리, 이대근, 최주봉, 김영옥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