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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2004)

바람속 2019. 3. 9. 02:52

 오래전에 이 영화를 봤었지만 이후 최근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오금복역의 아역 배우에 대한 연기와 냄비를 뒤집어 쓴 장면이었다.

 다시 접한 이 영화에서 아역 배우 나아현의 연기는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냄비를 쓴 장면이 왜 기억에 남았는지는 특정지울 수 없었다. 아마 내겐 이 영화가 아이들간의 권력을 묘사한 것으로 남아있었나보다.

 1970년대, 초등학교 3학년생 백여민은 5학년 아이들까지도 인정하는 '대장'이다. 그의 아버지는 돈을 벌기위해 자주 집을 비우고 공장에서 일하다 한쪽 눈을 잃은 어머니, 여동생과 함께 산다.

 여민이는 너무 착하고 멋진 남자다. 어머니에게 드릴 색안경을 사기위해 아이스케끼 장사도 하고, 서울에서 전학 온 장우림의 비밀을 끝가지 지켜주며, 어머니의 가르침대로 친구와 도시락을 나눠먹는다. 제비부터 고릴라까지 싸움에서도 모두 이기고 물에 빠진 장우림도 구한다.

 장우림은 부자집 딸에 서울 새침데기로 거짓말이 입에 붙었지만, 그저 잘생긴 얼굴과 하얀 피부로 여민의 첫사랑 상대가 될 뿐인 듯 하다.

 장우림의 아버지는 서울에 살고있는 의사로 설정되었다가, 다시 서울로 전학가는 우림의 얘기로는 몇년전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걸로 나온다.

 오금복은 이런 장우림에 맞서지만 번번이 패배한다. 가장 아홉살 다운 아이다.

 여기에 자살로 끝나는 골방철학자 청년과 그가 짝사랑한 피아노 강사인 처녀가 뿌연 수채화같이 등장한다.

 영화에서 가장 사실적인 부분은 담임교사의 모습일 것이다. 아무도 그의 폭력과 기만에 대항하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우림은 여민에게 어머니의 색안경을 선물하며 떠난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착한 동화'임에 너무나 충실하다. 

 영화는 저자 위기철이 2001년에 발간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있다. 원작은 영화와 달리 결코 '착한 동화'가 아니다.

 원작과 영화가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이다.

감독 : 윤안호

출연 : 김석, 이세영, 나아현, 김명재, 정선경, 안내상, 지대한, 최덕문, 정애연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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