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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 강용흘

바람속 2021. 2. 22. 04:52

  강용흘은 1898년 함남 홍원에서 출생하여 1921년 24세에 캐나다를 거쳐 미국의 보스턴대학과 하버드 대학에서 수학하였으며, 1931년 이 작품 '초당'을 발표한다.

 초당(The Grass Roof)는 영어로 씌여진 소설로 1904년에 태어난 한청파가 격동의 시대를 겪으면서 삼일운동 이후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타고 떠나기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다.

 대체적으로 작품은 명백하게 작가 자신의 자서전을 성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청파가 태어난 마을 송둔지는 완전히 한씨 일족의 마을로 무수한 세대를 거쳐 아버지로부터 자식한테 물려 내려온 민족적 이상으로 다스려져 온 곳으로 표현한다.

 그의 할아버지는 직업적인 풍수쟁이요 흙점설로 명당 자리를 찾아내는 과학자로 소개하며, 두 명의 삼촌 중 한 사람은  가문의 학자로 미치광이 시인으로 부른다. 미치광이 시인은 중국에서 공부했으며 높은 벼슬을 지낸적도 있는 사람이다. 그는 비가 올 때마다 이태백과 같은 시를 썼고, 공자처럼 너무도 열중해서 먹는 것도 잊는 사람이었고, 나이를 먹는 것도 모른 채 환희에 도취되어 있었다. 다른 삼촌은 탕아로 아주 뛰어난 시를 쓸 수 있고 공자의 가르침을 좋아했지만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으로, 오직 돈을 요구하기 위해 돌아왔으므로 빚이 쌓이고 집안에 문제를 일으킨다.

 한청파는 막내 손자이고 장손 중 장손으로 할머니와 집안 모두의 기대와 보살핌속에 스스로 버릇없었다고 평가한다.

 한청파의 어머니는 그가 태어난지 몇 달 후에 돌아가셨다.

 그의 아버지는 이론적으로는 이 집의 주인이지만 사실은 모두의 종으로 여러 가지 도구를 만들어 그것들을 해안 마을에서 물물교환하여 온 가족의 생계를 떠맡는다.

 이들 외에 미치광이 시인의 딸 옥동야와 그녀의 오빠 을춘과 함게 자란다.

 소설에는  송둔지의 자연, 한청파가 자라면서 겪는 여러가지 일들, 놀이와 풍습, 탕아 삼촌의 결혼, 할아버지의 장례 등이 옛 시가와 함게 유창하게 담겨있다.

 이어 박사 당숙의 은퇴와 귀향이후 일본의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이에 대한 염려가 상당량을 차지한다.  

 1910년 일본이 조선을 합방한 후 태극기를 게양한 아버지 가 일본 경찰에게 구타당하고 이를 말리던 할머니마저 발길에 채이며 발목이 부러지게 된다.

 일제의 압제속에 고통받는 우리 민족의 모습들과 함께 이를 이겨내려는 노력들이 장구하게 펼쳐진다. 미치광이 삼촌은 데라우치 총독 암살 음모로 7년형을 받기도 한다.

 서당과 미치광이 삼촌, 박사 당숙에게서 한문과 시를 배운 한청파는 이후 신학문을 배우기위한 장정에 나선다.

 16일간에 걸친 서울길, 일본 밀항과 유학, 귀국 후 삼일운동의 참여 등이 감탄속에 펼쳐진다.

 진정한 새지식의 세계를 찾아 미국에 가서 공부하겠다는 그의 꿈은 줄기찬 노력끝에 기적처럼 이루어져서 한청파는 마침내 미국행 배에 오르게 된다.

 책의 후반부에 한용운의 시가 중점적으로 소개되어 있는 점이 특기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1930년대에 이런 책을 발간할 정도의 인물이 있었음에 너무나 놀라웠고 이제야 눈을 뜬 내가 많이 부끄러웠다.

 저자 강용흘의 생애를 알아보면서 특히, '재미문학가 초당 강용흘의 롱아일랜드 변주곡' 등을 읽으면서 그의 천재적인 모습과 비운의 삶을 알게 되었다.

 펄벅과 토마스 울프와의 교제, 미군정청 및 FBI 와의 관계, 이미륵과의 만남 등을 보면서 한 국가와 민족이 어떻게 이런 천재와 위인을 소홀히 대해왔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이 책의 원 영문판과 함께 그가 번역한 '님의 침묵'을 꼭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