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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00년 이후

애자 (2009)

바람속 2013. 12. 21. 07:09

 어머니 아니 엄마역의 김영애는 다른 누가 한 엄마의 역보다도 더 가슴을 아프게 했다.

 부산을 무대로 수의사인 어머니 최영희와 문학에 뛰어난 재능을 갖고있는 천방지축 말광량이 딸 애자의 이야기다.

 어머니는 재발된 암때문에 서서히 죽음의 길을 들어서고, 이를 지켜보는 딸과의 이별이야기다.

 이런 스토리는 수없이 되풀이해온 이야기지만 이 영화는 좀 다른 것 같다.

 영화 초반부, 애자의 통통 튀고 한참 거친(?) 학교생활 모습이 일단 시선을 잡아 당긴다. 애자의 문학을 위한 서울 상경기와 그녀의 좌절, 그리고 바람둥이 애인이 자신의 친구와 놀아나는 장면까지 감독은 세세한 부분까지 참 뻔한 이야기들을 잘 엮어놓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엄마와 딸의 티격태격 거리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도, 두 모녀의 속내에 흐르는 서로간의 애정은 정말 아끼고 아껴서 보여준다. 일부러 꼭꼭 숨겨두는 그 연출에도 불구하고 영화 전체에 걸쳐서 두 모녀의 사랑은 차고 넘치다못해 관객까지 그 사랑에 풍덩 빠지게 한다.

 누구나 그 앞에 서면 죄인이 되는 어머니의 얘기덕분이기도 하지만, 두 모녀 이영애와 최강희의 연기력 덕분임을 부정하기 힘들다.

 자식이 가슴아플까봐 수술을 결심하지만, 이미 늦은 상태, 엄마는 결국 스스로 먼길을 떠나고, 자신을 보내달라는 엄마를 지켜본다.

 오래전, 자신이 운전하던중 일어난 사고로 남편은 사망하고, 그로인해 다리를 저는 아들에 대한 엄마의 책임감을 감안하더라도, 아들과의 관계를 너무 상투적으로 설정한 것 같다. 좀더 고민했으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을 것 같다.

 결론은 남, 여를 떠나서 다 애자가 되게 만드는 힘을 갖고있는 영화다.

감독 : 정기훈

출연 : 김영애, 최강희, 배수빈, 최일화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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