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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10년 이후

명량 (2014)

바람속 2014. 8. 3. 16:34

 이 영화를 통해서 역사적인 실체를 밝혀내려는 것은 무의미할 듯 하다.

 원균이 이끄는 칠천량해전의 참패로 인해 그 존재마저 희미해진 조선 수군을 이끌고 이순신 스스로도 천행이었다고 평가했던 명량해전을 직접 스크린으로 이 정도까지 장대한 규모로 실연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평가에 인색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영화는 난중일기를 기본으로 하였지만 많은 픽션과 검증되지 않은 사실들을 버무려놓았다.

 영화 전반기에 이 순신의 고뇌에 찬 모습은 그의 아들  회와의 대화를 통해서 주로 표현된다. 이 시기 이순신이 얼마나 비참한 지경에 처해있었는지 조금이나마 짐작한다면 명량해전의 승리가 얼마나 기적적인 것인지 실감할 것이다. 그것은 한 인간으로서 감내하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역적으로 몰려 죽음을 앞두고 겨우 살아나자마자, 그렇게 의지했었던 어머니의 죽음을 겪고, 그가 그렇게 양성했던 수군의 전멸에, 거의 풍전등화인 조선의 운명까지 그 속에서 이순신은 이 승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영화를 본 후에라도 당시 이 순신이 이끌던 조선 수군의 승리요인에 대해서 꼭 살펴보기를 바란다. 함포의 운용, 양국 군선의 차이와 이순신이 창안한 새로운 전술을 음미했으면 한다.

 극적 재미를 위한 일본의 선봉장 구루시마의 파견, 포위된 이순신의 대장선이 선체 하부에 쌓은 총통의 일제 발사로 탈출하는 것, 소용돌이에 빠져 침몰위기에 처한 배를 민간 선박들이 밧줄로 끌어 빼내는 것은 다 허구지만 감독이 구상한 의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아마 감독도 명량해전에 대해 전해진 기록만 가지곤 이 엄청난 승리를 믿을 수 없었을 듯 하다. 나역시 논리적으로는 이 승리를 쉽게 이해하기가 여전히 힘듬을 고백한다.

 아쉬운 점은 안위, 김응함 등 당시 전투에 참전했던 휘하 장군과 병사들의 활약이 다소 적게 나온 점이다. 물론 이순신의 대장선이 전투 초기 홀로 분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내, 모든 조선 수군이 전투에 참여하여 죽음을 각오하고 승리를 이끌어 냄도 주지의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하나 당신의 민간인들이 수군에게 주었던 각종 물적 지원과 실제 전투시 뒤쪽에서 수많은 민간인 배들이 전선의 뒤에서 지원군처럼 진을 치고 호위하였던 사실도 분명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아마 이 영화의 해전 장면만큼은 적어도 한국영화사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장면으로 남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불비한 점들을 다 잊게 만들 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최민식이 연기한 이순신은 이순신의 결정판인듯 하다.

감독 : 김한민

출연 :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김명곤, 권율, 이정현, 진구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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