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2012)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지만 이제야 보게 된 건은 순전히 원작자 박범신에 대한 존경때문이었다. 나에게 박범신은 청춘의 한 부분이었다.

 이 영화에 로리타콤플렉스니 은교가 서지우를 찾아가 벌인 정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느니 하는 것은 박범신의 소설을 진지하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부디 은교외에 어떤 소설이든 읽어보길 권한다.

 은교는 이적요에겐 자신을 구하고 죽은 누이와 자신의 청춘의 모습이다. 그리고 재능없는 제자를 위하여 장르소설을 대신 발표하게한 시인의 모습은 우리 모든 인간의 원 모습이 그렇다.

 자신의 꿈이자 환상을 훔쳐내어 세상에 던져버린 제자를 용서하지만 그제자와 은교의 정사를 훔쳐보고자 하는 욕망앞에선 나의 마지막까지 다 벌거벗긴 것 같다.

 결국 제자 서지우는 자신의 욕망속에서 죽고, 은교는 자신을 아름답게 그려준 이적요에게 마지막 감사의 인사를 전하지만 그는 뒤로 누워 마음속으로만 작별한다.

 한국영화의 명작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그리고 박범신의 힘, 배우들 모두 최고는 아니더라도 최선의 모습이었다.

감독 : 정지우

출연 : 박해일, 김고은, 김무열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