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 마운틴 (1975)

 이 영화의 감독 알레한드로 조드로프스키를 설명하는 건 참 난감하다. 그가 만든 이 작품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1929년 칠레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과 철학을 공부하다 중퇴한 후 연극과 마임에 빠져든다. 이후 영화를 시작하고 1968년 파격적인 데뷔작 '판도와 리스'로 충격을 던지며 데뷔한다.

 일본인 선승을 통하여 선불교를 수행에 입문하고, 출세작 '엘 포토'에 이어 이 작품을 연출한다. '엘 포토'는 비틀스의 존 레넌 덕택에 '심야 컬트 영화'의 효시가 되면서 미국에서 특히 큰 성공을 거둔다.

 존 레논의 권유로 비틀즈의 매니저인 앨런 클라인은 그의 차기작 '홀리 마운틴'에 백만 달러를 투자하기도 한다.

 클라인과의 불화로 그의 두 작품 '엘 포토'와 '홀리 마운틴'은 이후 30년간 2007까지 상영이 금지된다.

 조드로프스키는 프래크 허버트의 SF 소설 'DUNE'프로젝트를 기획하나 실패하고, 20여 년간의 침묵기를 거쳐 2013년 자신의 유년기를 배경으로 한 자전적인 작품 '현실의 춤'으로 복귀한다.

 그에 대한 평가는 영화계의 성자에서 미치광이까지 극단을 달린다.

 그는 일종의 심리치료법인 사이코매직을 창안하여 전파하고 있는데, 사이코매직은 꿈을 비롯한 상징적 장치를 사용하여 욕망을 '충족'시킬 것을 권한다.

 '홀리 마운틴'은 연금술, 타로카드, 애니어그램 등의 상징성이 두드러진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 명백히 예수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이 연금술사를 만나고, 그의 가르침에 따라 정신적 각성을 통하여 현자가 되어 불멸을 획득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연금술사는 로터스 섬의 '홀리 마운틴'에 9명의 불멸자들이 죽음을 정복하며 4만 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고 말한다.  

 영화의 마무리는 지도자인 연금술사가 관객과 영화 스태프들에게 이것은 영화일 뿐이며 환영을 깨트리고 실체의 삶에 맞서야 한다고 외치는 것으로 끝난다.

 기이한 상징과 참혹한 장면이 계속되지만 곧 무감각해지는 나를 보게 되었다. 내게도 사이코매직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연금술사역은 직접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가 출연했다.

감독 :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출연 :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후안 페라라, 니키 니콜스, 리차드 루토브스키, 데이빗 실바, 로버트 카터, 발레리 조도로프스키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