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1974) 본문
단순한 구조에 의외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 실제 우리네 인생도 이렇게 단순한데 여러겹으로 복잡하게 포장하고 있는 셈일 것이다.
청소부로 일하는 늙은 여인 에미는 비오는 어느 날, 매일 지나치는 카페에 처음으로 들어가 콜라를 시킨다. 그리고 그곳에서 무려 20살 연하의 모로코인 노동자 알리와 만나 하룻밤을 보낸다.
둘은 사랑을 하고 결혼까지 하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를 멀리한다. 심지어 자식까지 그녀를 창녀라 부른다.
괴로움속에 여행을 갔다온 후 다시 사람들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에미에게 부탁하고 관계를 개선한다. 알리를 대하는 에미의 태도도 점점 타성에 젖어 변해간다. 알리는 카페의 주인을 찾아가 바람을 피우고, 에미를 멀리한다. 에미와 만난 카페에서 도박으로 돈을 잃던 알리는 자신을 찾아온 에미와 처음 만난 날처럼 춤을 추며 사랑을 맹세한다.
그 순간 알리는 위궤양으로 쓰러지고 병원에서 간호하는 에미의 모습속에 영화는 끝난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그렇게 지내는 삶속에 놓인 모든 사람들은 주위의 시선과 관계속에 고통받고 때로는 안도하며 지내고들 있다.
영화는 이런 사람들의 삶을 늙은 여자와 젊은 남자에 다른 인종까지 대비하여 뚜렷한 구별로서 거울처럼 비쳐보인다.
불을 보듯 명확한 진실에 무슨 연유인지 슬픔이 함께한다. 제목처럼 우리 삶에서 느끼는 불안을 이겨내야 내 영혼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감독 :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출연 : 브리기테 미라, 엘 헤디 벤 살렘, 임 헤르만, 구스티 크라이슬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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