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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바람속 2016. 3. 7. 04:58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는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되는 제목이다. 원제 'Norwegian Wood'로 다시 '노르웨이의 숲'이란 제목으로 출간되기도 하지만 정확한 번역은 노르웨이산 가구가 맞다.

 책에서도 여러번 언급 된 것처럼 비틀스의 노래 제목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책의 내용 역시 비틀스의 가사와 함께 관통하는 것 같다.

 비틀즈가 부른 노래 가사의 마지막은 이렇다.

 'And when I awoke I was alone, this bird had flown.

 So I lit a fire. Isn't it good, norwegian wood.'

 함부루크 공항에서 비틀스의 노래 'Norwegian Wood'를 들은 와타나베는 18년전 17살의 추억으로 돌아간다.

 고등학교 시절 유일한 친구 기즈키의 자살, 그리고 그의 운명적인 연인이었던 나오코와 대학생이 되어 재회한 와타나베는 그녀와 서서히 물들어가는 저녁 노을처럼 사랑에 빠진다.

 기즈키의 죽음을 떨쳐버리지 못한 나오코는 외딴 요양소로 가게되고 결국 그녀 역시 자살을 택한다.

 소설은 와타나베가 만나게 되는 또 다른 여인 미도리, 기숙사의 선배 나가사와와 그의 애인 하쓰미, 나오코의 요양소 동료인 레이코와의 관계가 복합되어 그려진다. 그들도 또 다른 와타나베의 사랑인 듯 하다.

 이제 막 스무살이 되는 한 청춘이 겪어내야 하는 두 사람의 죽음은 마치 운명의 나침반같다. 그러나 와타나베는 거기에 매몰되지도 휩쓸리지도 않는다. 옅은 안개속에 내리는 비속을 걷는 것처럼 젖어가면서도 길을 잃지 않는다.

 무라카미 하루미가 빚어내는 청춘은 이전의 청춘과 다르다. 그의 청춘은 사랑의 전통적인 책임감을 벗어나있다. 그의 청춘은 그만의 방식과 그만의 고통속에 다시 살아나는 불사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