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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 이문열

바람속 2016. 2. 25. 01:46

 이문열은 스토리와 논리를 만들어내는 것 만큼은 탁월하다.

 스토리는 논외로 하고 논리의 치밀함이나 합리성이 뛰어나다고 해서 그 논리가 진리가 되지는 않는다. 진리의 문제로 따진다면 진리의 존재 유무부터 의심하여야 하겠지만 그가 대중을 위해 책을 쓴다면 적어도 대중이 보편타당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기준을 둘 수는 있을 것이다.

 책의 제목처럼 '선택'이라는 지극히 주관적인 단어를 이용하여 장계향이라는 한 여인의 '선택'을 빌어서 자신의 남녀관에 대하여 설파한다.

 그리고 장계향의 '선택'이 옳은 것이었음을 주장한다.

 그의 주장은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삶에 대한 '선택'이다.

 소설에서 화자로 등장하는 인물인 장계향은 조선시대 중기의 순 한글 요리책 '음식다미방'의 저자로 알려져있다. 그외에 '맹호도'와 시 9편이 전해진다.

 그런 작품외에도 그녀에 대한 후손의 기록도 소개되어있다.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삶을 '선택'한 이유, 그 '선택'에 대해서 어떤 평가를 가졌는지는 순전히 저자의 창작이다.

 적어도 그런 면에 대해서는 저자가 후기에 밝혀야 하지않나 싶다. 저자는 기껏해서 타성사람들에게는 집안 자랑, 양반 자랑으로 오해받고 문중사람에게는 불경의 죄라고 밝힌다. 거기다가 양반 문화에 대한 적의에 대해 그 근거없고 비뚤어짐을 따지자면 따로이 책 한권이 필요할 정도라고 했다.

 집안 자랑, 양반 자랑에 대한 오해와 양반 문화에 대한 적의라 단정짓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저자는 할 말다하고 저자가 듣기싫은 말은 다 오해고 적의인듯 하다.

 소설의 화자는 자신의 아버지, 남편, 아들에 대해서 한없이 관대하고 그들을 맹목적으로 지지한다. 명나라에 대한 가엷은 충절을 다한 '군자'와 두마리 학으로 표현한 두 동서 정절에 대한 평가는 거의 장님 코끼리 만지기 수준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화자인 장계향의 모습보다는 저자의 모습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