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지성에서 영성으로 - 이어령 본문
저자 이어령의 다른 책을 보면서 그는 이 시대의 천재임을 느끼곤 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무신론자인 자신이 어떻게 세례를 받고 크리스챤이 되었는지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나에겐 저자의 글보다는 책 마지막에 저자에게 영성의 길을 열어준 딸 이민아의 간증이 더 가슴에 다가왔다.
그렇다고 나에게 저자처럼 영성의 길을 들어가게 하는 영적 체험의 길이 열리지는 않았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지성의 한 부분으로 보고 있음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민아의 글은 신앙에 관한 그 어떤 글보다도 진실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저자와 이민아는 모두 자신의 믿음에 대하여 계속되는 회의와 좌절속에서 새로운 고비를 넘고 이겨내면서 스스로의 신앙의 깊이를 더해간다.
딸의 실명앞에서 아버지로서 신앙의 약속을 하고, 그 체험속에서 저자는 크리스챤의 길을 들어선다. 그러나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딸의 실명위기는 신앙을 갖게 된 근인이었을 뿐, 그의 말년의 이 길이 오랜 갈망이었음을 밝힌다.
저자의 딸 이민아 역시 막연하게 시작했던 신앙의 길에서 자신의 자식에게 닥쳐온 장애속에서 진정한 믿음의 길로 들어가기 시작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기복적인 신앙에서, 댓가를 바라는 신앙에서 그녀 나름의 참 믿음을 얻는 과정을 밝힌다.
여전히 나에게는 이 책에서 수차례 나오는 체험이나 기적이 버겁기만 하다. 그리고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그로 인하여 평온을 얻었다고 믿는 이들의 마음은 여전히 부러운 대상이다.
검사에서 변호사로 그리고 2009년 목사 안수를 받은 이민아씨는 2012년 3월 15일 위암으로 별세하였다.
지금 저자의 영성을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신앙에 대한, 그리고 참다운 교회에 대한 저자의 외침만은 널리 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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