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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10년 이후

춘몽 (2016)

바람속 2017. 1. 26. 05:35

 재중동포인 감독의 이 작품은 마지막 잠깐을 빼고는 흑백으로 되어있다.

 아마도, 흑백으로 되어있는 부분이 영화의 제목처럼 꿈인지, 아니면 꿈같은 일일 수도 있다.

 최첨단의 상암 디지털 미디어시티를 바라보고서 있는 수색역 근처는 지하도를 통해서 그곳과 연결되어 있다. 수색역 근처는 웬일인지 첨단의 서울 속에 지난 과거가 존재하는 곳으로 영화에선 묘사된다.

 조선족인 예리는 도저히 장사가 되지않을 듯한 곳에, 천막으로 된 술집 고향주막을 운영하면서 전신마비상태의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

 예리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잠깐 머무르던 중 예리의 어머니와 잠깐 함께 지내다 한국으로 떠났고, 이후 예리는 아버지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아왔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를 찾아 한국에 와서, 홀로 남은 아버지를 돌보게 된 것이다.

 그런 예리에겐 3명의 남자가 보디가드처럼 붙어 다닌다. 한물 간 건달 익준, 탈북자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쫓겨난 정범, 틱장애의 지능이 떨어지는 건물주의 아들인 종빈이다. 실제로 이 세 사람은 영화감독으로 이 작품에는 배우로 참여했다.

 그리고, 스쿠터를 타고다니며, 축구를 즐기는 젊은 여자 주영은 연상의 예리에게 동성의 사랑을 느낀다.

 영화는 이들이 고향주막과 마을을 배경으로 지내는 삶의 모습들을 담는다. 그들의 삶은 특별한 기복이 없다. 그냥 그대로 시간을 때우는 모습이다.

 그런 그들의 일상은 누군가 찾아오고, 서로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 애쓰고, 그리고 애리의 죽음으로 마무리된다.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있는 예리에게 그녀의 삶은 춘몽이었는지 모른다.

 이 사회의 주류가 될 수 없었던 나머지 등장인물들에겐 예리와의 시간들이 춘몽이었는지 모른다.

 특별한 이야기 구조가 없는 이 작품은 그럼에도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나도 춘몽을 함께 꾸었나 보다.

감독 : 장률

출연 : 한예리,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이주영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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