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록
사랑위에 서다 - 김정숙 본문
드라마 작가가 쓴 이 소설은 로맨스소설의 장르이다.
어느 순간 집어든 이 책을 읽고나서 떠오른 말은 '소설의 주인공은 소설속에서 살아움직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쳐나가고, 작가는 그들의 뒤를 기록한다'는 여러 소설가들의 진술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 서현과 영빈은 위의 말처럼 그렇게 소설속에서 살아나간다.
작가의 희망을 담아 창조한 서현은 작가처럼 드라마작가이며, 중견기업의 후계자이지만 결국 화가로 자리매김한 영빈. 둘은 예술에 종사하게 된다.
절친한 둘의 집안, 부모의 죽음으로 고아가 된 서현, 그런 서현을 끝없이 지켜주고 돌보는 영빈은 전형적이다.
여기에 서현의 유일한 친구인 준희의 오빠, 준성의 서현에 대한 지고지순한 짝사랑이 책속에 깊이 자리잡는다.
서현 부모의 죽음속에 담긴 비밀이 드러나면서, 서현은 영빈을 단념시키고자 가짜 결혼을 하게된다.
작가는 이후, 서현과 영빈, 이를 지켜보는 준성의 아픔과 연민을 절절히 표현해낸다. 드라마 작가의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글들이다.
로맨스소설의 공식처럼 오랜 고통의 시간끝에 서현과 영빈은 다시 결합한다.
운명의 낙인이 찍힌 사람들처럼 등장인물들은 자신의 사랑에 한없이 모든 것을 바친다. 그것이 이 장르의 특성이자 매력일 것이다.
인류에게 주어진 숙명이자 특권인 사랑의 힘을 느끼고 싶다면, 이런 류의 책을 가끔 접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너무 세상사의 다른 일에 닳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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