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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 윌리엄 세익스피어

바람속 2017. 5. 14. 02:12

  햄릿의 그 유명한 대사는 이렇게 널리 알려져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러나 이 책에선 다르게 번역한다. 있음이냐 없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난 이 번에 햄릿을 두가지 다른 번역으로 읽었다. 둘다 희곡 그대로 옮긴것이지만 전자는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대로, 후자는 민음사판으로 원본의 시적인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한 것이다.

 햄릿이 세익스피어의 극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세가지 현저히 다른 판본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되었다. 지금 우리가 읽고있는 햄릿이 세익스피어가 쓴 그대로의 작품이 아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햄릿에 대한 해석을 원뜻에 가까이 접근해보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음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학문적 해석과는 별도로 햄릿이라는 인물이 갖고있는 다중적인 모습으로 인하여 시대와 독자 자신의 처지에 맞추어 각각의 해석이 나올 수 있음도 당연할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게된 햄릿과 그를 제거하려는 숙부 클로어디스의 갈등과 햄릿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복수와 살인죄, 인생 자체에 대한 갈등이 두축을 이루어 진행되는 이 작품은 인간의 운명, 그 자체를 직시하고 있는 작품으로 내게 다가온다.

 특히, 이번에는 제5막 1장의 묘지장면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아버지 폴로니어스의 죽음으로 미친 후 개울에 빠져 익사한 오필리어의 무덤을 파는 두 광대와 햄릿의 대사로 이루어져있다.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이들의 대사는 삶의 무상함과 함께 진정한 삶의 평가를 함께 담고있는 것 같다.

 오필리어의 아버지 폴로니어스는 물론 햄릿의 명백한 살인에 의한 것이다. 덴마크의 왕인 햄릿의 아버지가 그의 동생 크로어디스에 의해 독살된 것 역시 똑같은 흐름을 타고있다.

 햄릿과 오필리어 두 연인에게 내려진 유사한 운명의 끝 역시 죽음에 이르게 된다. 오필리어의 죽음에 대하여 광대는 자기 죽음에 무죄인 사람은 자기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린다.

 이들 광대가 햄릿의 죽음에는 어떤 평가를 내릴까?

 햄릿이 왜 세익스피어의 대표작인지, 이 작품이 왜 계속해서 공연되는지를 다시 인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