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시간 (2017)

 화노도라는 제법 큰 섬을 무대로 시간의 초월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은 초등학교 6학년생 수린은 의붓아버지 도균과 함께 화노도로 이주하여 살게된다. 도균은 터널공사의 기술자로 일한다.

 수린은 자신만의 암호 문자를 만들고 유체이탈 같은 초현실세계에 대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혼자만의 세상에서 지낸다.

  그런 그에게 고아원에 사는 성민이 다가오고 둘은 서로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어간다.

 수린은 터널 발파현장을 구경하러 가던 성민, 태식, 재욱과 함께 가게되고 산에서 이상한 동굴속 물속에 빛나는 알을 찾게된다.

 수린이 잃어버린 머리핀을 찾으러 동굴에 들어간 사이, 세 아이들은 알을 깨뜨리게되고 그 순간 세 사람이외의 모든 세상의 시간이 정지되는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영화속에서 표현되는 이 세계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모든 생명체의 움직임이 정지되고, 바닷물조차 점성이 큰 유체로 변한다.

 더 기이한 것은 성민과 두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그대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그 세계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 성민이 청년이 되면서 정지된 시간이 함께 흐르기 시작한다. 정지된 세계에서도 재욱은 천식으로, 태식은 절망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다시 시간이 흐른 세상, 세 아이의 실종으로 수색이 시작되고, 이후는 혼자만 청년이 된 성민과 그 비밀을 알게 된 수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청년이 된 성민이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다시 수린을 위해 또 한번의 희생을 무릅쓰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전개된다.

 이 작품은 기발한 소재와 무난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좀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너무 곱게만 나간 것 같다.

 결정적인 한 방이 없는 것 같다.

 어쨋든 정지의 세계만은 오랫동안 회자될 듯 하다.

감독 : 엄태화

출연 : 신은수, 강동원, 이효제, 김희원, 권해요, 김단율, 정우진, 엄태구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