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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00년 이후

잠수종과 나비 (2007)

바람속 2017. 12. 24. 04:33

 카메라의 낯선 시선에 익숙해질 쯤 나도 영화의 실제 인물 보비에게 서서히 동화되어간다.

 패션잡지 엘르의 편집장이자 유명 작가인 42세의 장 도미니크 보비는 1995년 12월 8일 희귀병인 감금증후군의 뇌졸증으로 왼쪽 눈 외에는 모두 마비상태가 된다.

 3주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그는 깔레 근처 해안에 있는 팀마리병원에 수용되어있다. 그는 왼쪽 눈의 깜박임으로만 의사를 소통한다.

 영화는 그가 초인적인 힘으로 이루어낸 동명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전신마비 환자인 그가 느끼는 감정, 절망, 지나온 세월에 대한 추억과 후회, 그의 상상의 세계를 따라간다.

 영화는 조금의 위안이나 감상적인 느낌도 보여주지 않는다.

 세 아이의 아빠이자 늙은 아버지의 아들로서 보비는 그들과의 관계에서 그가 느끼는 마음을 무심하게, 그러나 어떤 묘사보다 더 아프게 보여준다.

 그와 사랑했던 애인은 결코 그를 찾아오지 않는다.

 그가 법적으로 아이의 엄마뿐이라고 얘기했던 셀린느는 그에게 헌신적이지만 그는 전화를 걸어온 애인과의 통화에서 그녀를 매일 기다린다고 셀린느의 입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몬테 크리스토백작'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을 쓰고싶어했던 그는 자신의 오만을 깨닫으며, 회고록 출판 후 열흘 뒤인 1997년 3월 9일 43세로 생을 마감한다.

 그때 그는 외마디 소리를 낼 수 있으면서 스스로 기적이라고 여긴다.

 영화는 그의 마비가 시작된 시점을 보여주며 끝난다.

 감독의 연출력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감독 : 줄리앙 슈나벨

출연 : 마티유 아말릭, 엠마누엘 자이그너, 마리-조제 크로즈, 앤 콘시니, 파트릭 쉐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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