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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해석 - 제드 러벤펠드

바람속 2018. 1. 18. 23:23

 1909년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당시의 제자였던 카를 융과 함께 매사추세츠 주 우스터 시에 있는 클라크 대학에서 정신분석에 대한 강연을 하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저자는 이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프로이트가 미국에서 겪게되는 가상의 사건을 펼쳐나간다.

 책의 주인공은 세익스피어를 공부하고 싶었던 문학청년 스트래섬 영거가 엄격한 아버지에 반발하지만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 스스로 의학을 택하여 프로이트의 이론을 받아들인 정신과의사이다.

 그는 미국에 도착한 프로이트와 함께 지내면서 그의 가르침에 따라 폭행의 희생자가 된 젊은 여인의 정신 분석을 상담하게 된다.

 작품에 묘사된 것처럼 프로이트는 1900년대 초반까지 실제로 유대인이라는 핸디캡과 성욕을 바탕으로 한 이론의 독특함 때문에 당시 주류 사회에서 이단아로 배척받곤 했다.

 소설에서 그가 후계자로 지목했던 카를 융은 프로이트를 벗어나 자신만의 새로운 이론을 갖고서 의도적으로 프로이트를 배척한다. 실제로 프로이트와 카를 융의 사이는 이 미국 여행을 거치면서 사이가 나빠지고 이후 결별하며, 융은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이론을 부정한다.

 소설에서 묘사된 것처럼 융은 사생활이 다소 문란했으며 약물에도 손을 댔었다.

 소설에선 프로이트의 이론이 득세하여 자신들의 지위가 흔들리고, 이로 인해 경제적 타격까지 입게 될 것을 염려한 이른 바 삼두회 인물들과 융의 프로이트에 대한 모함이 곁들여진다.

 소설의 주된 사건은 뉴욕 실업계의 거장인 밴월의 어린 여성에 대한 성욕과 그의 아내 클라라의 음모이다.

 여기에 밴월의 대상이 된 노라의 정신 분석을 담당한 영거의 심리가 햄릿에 대한 여러 해석속에 펼쳐진다.

 이 책에서 언급된 햄릿에 대한 여러 해석은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영거는 햄릿의 to be or not to be를 그대로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렇게 보일것이냐로 해석한다. 프로이트는 햄릿이 어머니에 대하여 갖는 비밀스러운 욕망으로 해석한다. 

 이 작품은 미스테리 스릴러물로서의 탁월한 구성과 재미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 심리, 프로이트 이론까지 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주어가 아이가 아니라 부모라는 해석은 왠지 섬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