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 (2017)

 1987년 1월 14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을 당하던 스물두살의 서울대생 박종철이 사망한다.

 박종철의 죽음에 관련된 이들은 사건을 은폐하려하고 또 다른 사람들은 사건의 진실을 세상에 밝히려고 한다.

 영화에선 이한열이 등장하여 한 축이 된다.

 여기에 새로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연희가 등장한다. 노조활동에 가담하지만 비운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버지를 둔 연희는 외삼촌의 은밀한 일을 돕지만 애써 방관자의 입장에 서려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희와 같은 태도를 견지할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여러 사람의 조금 다른 행동들에 의해서 세상에 드러나게 된다.

 화장동의서 날인을 거부하고 부검을 실시한 검사, 부검에 참여한 의사, 신문기자와 편집장, 교도소의 교도관들, 경찰의 추적으로 부터 도피중이거나 수감중인 운동가들, 그들을 돕는 성직자들, 김종철의 가족과 친지, 그리고 마지막에 위험을 무릅 쓴 연희까지.

 영화는 당시의 상황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하여 보여준다.

 그때 1987년 피상적으로 알아왔던 역사적 사실들을 살려낸다.

 배우들의 연기가 눈물겹다.

 그리고 호헌과 개헌의 갈림길에서 남영동이 간첩사건으로 짜놓았던 각본이 실행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다.

 1987년의 역사에 이어서 이 영화도 또 하나의 역사가 되었다.

 이제라도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감독 : 장준환

출연 :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설경구, 강동원, 문성근, 여진구

평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