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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의 말 (2011) 본문
영화는 철학자 니체가 이탈리아의 토리노에서 어떤 마부가 움직이지 않는 말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것을 보고서, 말을 끌어안고 울었으며 이후 10년간 병상에 있다가 생을 마감했다는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는 이 토리노의 말 주인인 마부와 그의 딸이 사는 황량한 집으로 이동한다.
거센 바람이 계속해서 부는 집에서 오른쪽 팔이 불구인 마부와 그의 딸이 보내는 단조로운 일상이 롱테이크의 흑백화면으로 진행된다. 딸은 일어나서 우물에 가서 물을 긷고, 빨래와 청소, 그리고 감자 두 알로 이루어진 식사를 준비하고 아버지를 돕는다.
둘째날 말을 데려다 마차를 준비하지만, 말은 움직이기를 거부하고 이후는 사료와 물마저도 거부한다.
술을 구하러온 이웃 남자는 세상의 파멸을 이야기하고, 한 무리의 집시가 몰려와 물을 마시고 마부는 그들을 쫓아버린다.
다음 날 우물이 마르고, 마부와 딸은 그곳을 떠나려하지만 실패한다. 마침내 불과 빛마저 사라져버리고 암흑만이 남는다.
영화는 6일에 걸쳐서 파멸해가는 세상 속 두 모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헝가리 출신의 감독 벨라 타르의 은퇴작인 이 작품은 그의 특징인 롱 테이크, 느린 카메라 워크, 창문과 문틀 등으로 분할되는 이중 프레임 효과가 흑백화면으로 나타난다.
불이 없어서 생감자를 두고 앉은 모녀, 생감자를 씹는 아버지는 감자를 먹지 않는 딸에게 먹어야 산다고 외친며 작품은 마무리 된다.
죽음이라는 숙명을 짊어진 인간의 근원을 상기시키면서, 일상의 삶의 모습을 통하여 생의 의미를 묻는다.
146분의 런닝타임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감독 : 벨라 타르
출연 : 야노스 데르즈시, 에리카 보크, 미할리 코모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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