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 우나무노

 이 소설의 주인공 아우구스토 페레스는 자신의 집안을 지나는 피아노교사 에우헤니아를 보고서 사랑에 빠지게된다.

 그녀의 뒤를 밟은 아우그스토는 사망한 그녀의 부모가 남긴 빚까지 갚아주면서 에우헤니에게 순수한 사랑을 바친다.

 그러나 애인이 있던 에우헤니아는 그의 사주를 받아 아우구스토로부터 온갖 이득을 챙기고는 결혼 전날 쪽지를 남기고 도망치고만다.

 이에 괴로워하며 자살을 결심한 아우구스토는 우나무노를 찾아가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지만, 그가 바로 우나무노가 창작한 '소셜'의 등장인물임을 알게된다.

 우나무노는 그에게 죽음의 선고를 피할 수 없음을 알리고 마침내 아우구스토는 세상을 마감한다.

 아우구스토가 그의 마음을 털어놓던 개 오르페오는 주인의 죽음을 지켜본 후 그의 뒤를 따른다.

 이른바 메타 픽션의 구조를 갖고있는 이 작품은 이러한 정의가 대두된 것이 1970년대임을 상기해볼때, 얼마나 선취적이고 선험적인 작품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미겔 데 우나무노가 이 소설을 발표한 시기는 1914년이었다.

 저자는 아우구스토를 통하여 인간의 진실과 그것의 철저한 배신을 통하여, 인간의 삶의 양태를 극명화시킨다. 그리고 그것이 허구의 삶임을 밝히면서 인간의 불멸이 어디에 존재하는지 묻고 있다.

 제목처럼 안개같은 진실과 사랑, 안개 같은 삶이 우리의 실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진정한 판단자는 아우구스토의 개 오르페오처럼 완전한 제 3자 임을 항상 기억한다면, 삶에 더 당당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