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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영화/2010년 이후

버닝 (2018)

바람속 2019. 3. 3. 00:46

 이창동 감독의 6번째 연출작인 이 작품은 그의 영화중 가장 젊은 작품인 듯한 느낌이다.

 이전의 작품들이 분명한 메시지를 갖고있었던 데 반하여 거의 모든 것을 미정으로 남겨두고 있다.

 문예창작과를 나와 택배알바를 하는 종수는 같은 고향의 어릴적 함께 지냈던 혜미를 만난다. 혜미는 마트개업 행사장의 이벤트걸 아르바이트 중이다.

 혜미는 아프리카 여행 동안 데려온 길고양이 보일의 먹이를 부탁한다.

 혜미가 사는 곳은 남산타워의 반사된 빛이 하루에 딱 한 번 들어오는 방으로 그곳에서 둘은 격정적인 섹스를 나눈다. 혜미의 집에는 콘돔이 제법 있다.

 그리고 아프리카로 떠난 혜미는 나이로비공항에 발생한 테러로 3일간을 갇혀있다가 벤이라는 '갯츠비'와 함께 나타난다.

 좋은 집에 포르쉐 승용차를 몰고 요리까지 잘하는 벤은 혜미와 함께 한다..

 공항에 마중간 종수는 벤과 알게되고, 혜미와 함께 종수의 집을 찾아온 벤은 2달에 한 번 정도로 비닐하우스를 불태운다고 말한다. 오늘도 불 태울 비닐하우스를 찾아서 답사차 온 것이라고.

 종수의 고향은 북한의 대남방송이 들리는 파주다. 어려서 집을 나간 엄마, 자신의 고집속에 세상과 대립하던 아버지는 어린 젓소 한 마리를 남기고 감옥에 간다.

 이후는 혜미의 실종과 그녀를 찾는 종수의 추적과 함께 집 근처의 모든 비닐하우스를 확인하는 종수의 모습으로 이어진다.

 종수는 벤을 감시하고 두 사람은 긴장관계속에서 만나고 대화를 나누지만 서로의 진심은 감춘채 탐색만 한다.

 벤의 집 화장실에서 발견된 혜미의 경품 시계와 종수의 보일이라는 부름에 응답하는 벤이 새로 키우는 고양이의 존재, 새로 만난 여인에게 화장을 하는 벤의 모습 등은 그가 혜미의 살인자라는 강한 정황을 보여주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그러나 결국, 종수는 벤을 살해하고 그의 차와 함께 시체를 태운다.

 영화속 각 인물들, 각각의 장소, 사소한 소재들이 다 나름의 상징성을 지니고 있지만 이러한 관계의 설정도 역시나 다 관객의 몫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불안과 박탈감, 그들의 불명확한 대상에 대한 폭력을 그린 듯 하지만 단지 나의 시각일 뿐이다.

 커드 빛에 시달리면서 몽상속에서만 자유로운 듯한 혜미는 살아있을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가 모티브인 작품이다.

감독 : 이창동

출연 :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 김수경, 최승호, 문성근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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